디지털 유산

사후 SNS 메시지 자동 발송 서비스

news84-1 2025. 7. 6. 22:34

죽은 자의 메시지가 살아 있는 자에게 도달하는 시대

인공지능과 자동화 기술의 발전은 이제 삶뿐 아니라 죽음 이후의 세상까지 확장되고 있습니다. 최근 몇 년 사이 사후 메시지 자동 발송 서비스는 해외를 중심으로 확산되며 새로운 디지털 유산 관리 방식으로 주목받고 있는데요. 이 서비스는 사용자가 생전에 특정한 메시지를 작성해두면 사망 이후 미리 설정한 시점이나 조건에 따라 가족, 친구, 팔로워 등에게 자동으로 메시지가 발송되도록 구성되어 있습니다. 전달 방식은 이메일, 문자메시지, SNS 포스트, 심지어 영상 메시지까지 다양하며 일부 서비스는 메시지를 기념일, 생일, 사망 1주기 등 특정한 날짜에 맞춰 자동으로 전송할 수 있도록 설계되어 있습니다. 

 

대표적인 글로벌 서비스로는 SafeBeyond, MyWishes, HereAfter AI 등이 있으며 이들은 단순한 메시지 전송 기능을 넘어서 디지털 유언장, 가족 기록, 추모 인터페이스까지 통합적으로 제공합니다. 사용자는 텍스트뿐 아니라 음성, 영상, 위치 정보까지 저장할 수 있으며 사후에도 디지털 정체성을 유지하고 전달하는 수단으로 기능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흐름은 국내에서도 점차 소개되고 있는데요. SNS 기반 추모 페이지나 디지털 유산 관리 스타트업들이 사후 메시지 기능을 테스트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이처럼 사후 SNS 메시지는 이제 기술적으로는 충분히 가능하고 실제로 상용화되고 있는 현실적인 서비스라고 할 수 있습니다. 

 

디지털 유산 사후 SNS 메시지 자동 발송 서비스

사후 자동 메시지의 실용성과 정서적 위로의 기능

 

사후 메시지 서비스의 실용적 측면은 분명 존재합니다.

첫째, 이 서비스는 상속인에게 중요한 정보나 당부 사항을 전달하는 수단으로 활용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고인이 사망 후 일정 시간이 지나면 상속자에게 지갑 주소, 계정 비밀번호, 유언장 열람 위치 등을 메시지로 전달할 수 있어서 유족의 혼란을 줄이고 절차적 어려움을 예방할 수 있습니다.

 

둘째, 고인의 감정과 마음을 전달하는 정서적 수단으로써 작용합니다.  사랑한다, 고맙다, 잊지 말아라 등의 개인적인 메시지는 유족에게 큰 위로가 될 수 있으며 특히 예상치 못한 죽음을 맞은 경우 그 위력은 더욱 클 수 있습니다.

 

셋째, 사후 SNS 메시지는 고인의 정체성을 유지하고 디지털 공간에서 존재감을 지속시키는 효과도 있는데요. SNS가 삶의 일부가 된 시대에서 사람들은 고인의 계정이 사라지는 것보다 의미 있게 남아 있는 것에 더 많은 위안을 느낄 수 있습니다. 생전에 미리 작성된 게시글이나 영상이 일정 주기마다 업로드됨으로써 고인의 존재를 상기시키는 디지털 추모 방식이 될 수 있습니다.

 

이러한 기능은 특히 SNS에서 활발히 활동했던 1인 창작자나 인플루언서에게 의미가 크며, 브랜드 이미지 관리, 팬덤 유산 전달 등으로도 확장될 수 있습니다. 이처럼 사후 메시지는 단순한 메시지를 넘어 죽음 이후에도 지속되는 소통의 도구로서 현실적인 실용성과 정서적 가치를 가지게 되었습니다. 

살아 있는 이들에게 주는 위로인가, 과도한 개입인가? 윤리적 논쟁

 

하지만 사후 메시지의 기술적 구현이 가능하다고 해서 그것이 항상 옳거나 바람직하다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가장 먼저 제기되는 것은 고인의 의도는 어디까지 신뢰할 수 있는가에 대한 질문입니다. 생전에 메시지를 작성했다고 해도 시간이 지나 생각이 바뀔 수 있고 사망 당시의 상황과 전혀 다른 상황에서 메시지가 발송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멀어진 가족에게 화해의 메시지를 보냈지만 실제로는 관계가 악화되어 있었을 경우 그 메시지는 위로보다 혼란을 줄 수 있습니다. 왜냐하면 기계적 시간과 인간의 감정은 일치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또 다른 윤리적 문제는 수신자의 감정과 선택권입니다. 과연 살아 있는 사람은 고인의 메시지를 받아야만 하는가? 사망 이후 전달되는 메시지는 어떤 방식으로든 강제성을 띨 수 있고 정서적으로 준비되지 않은 사람에게는 불쾌하거나 충격적인 경험이 될 수도 있습니다. 특히 특정한 종교적·문화적 배경에서는 죽은 자의 메시지가 혼령의 개입처럼 인식될 수 있어 감정적 거부감이 발생할 수 있는데요.  일부에서는 이 서비스를 죽음을 상품화하거나 감정을 데이터화하는 위험한 기술로 간주하기도 합니다. 결국 사후 메시지 발송은 고인의 자유와 유족의 존엄 사이에서 균형을 요구하는 민감한 문제이기도 합니다. 

한국 사회에서의 도입 가능성과 제도적 고려사항

 

한국에서는 아직 사후 메시지 자동 발송 서비스가 본격적으로 상용화되지는 않았지만 기술적 구현은 이미 충분히 가능하며  일부 스타트업이나 장례 IT기업이 이를 테스트하고 있습니다. 카카오, 네이버, 토스 등 주요 플랫폼도 사용자 사망 이후의 계정 처리에 대한 기능을 확대하고 있는데요. 구글은 휴면 계정 관리자를 통해 사망 시점 이후 특정인에게 데이터나 메시지를 전달하는 기능을 공식 제공하고 있습니다.

 

향후 한국에서도 사후 메시지 서비스가 실질적인 유산 관리 도구 또는 정서적 장치로 자리 잡을 가능성은 충분합니다. 다만 국내에 도입하기 위해서는 몇 가지 제도적 고려사항이 선행되어야 하는데요.

 

첫째, 사망자 정보 보호와 수신자의 사전 동의 여부에 대한 법적 기준이 마련되어야겠습니다. 현행 개인정보 보호법은 사망자를 보호 대상으로 규정하지 않지만 사후 메시지에는 제3자의 개인정보가 포함될 수 있어 법적 분쟁 소지가 존재합니다.

 

둘째, 플랫폼 제공자의 책임 범위가 명확해야 합니다. 메시지 전달 오류나 유족의 반발이 있을 경우 제공자의 책임이 어디까지인지 기준이 필요합니다.

 

셋째, 서비스 이용자가 생전에 내용을 자주 갱신하고 발송 여부를 유연하게 제어할 수 있는 디지털 유언장 시스템과 연계된 설계가 요구됩니다. 기술보다 중요한 것은 결국 죽음을 다루는 방식에 대한 사회적 합의와 감정적 이해일 것입니다. 사후 SNS 메시지는 감동과 위로가 될 수도 침해와 부담이 될 수도 있기 때문에 그 판단은 기술이 아니라 사회 전체의 가치 기준에 달려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