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디지털 유산, 죽음을 넘어 존재를 이어가다죽음은 인간 존재의 피할 수 없는 종착지다. 그러나 우리가 남긴 디지털 흔적은 죽음 이후에도 온라인 공간에 남아 존재를 지속시킨다. 페이스북 타임라인에 올라간 사진, 블로그에 기록된 일상, 유튜브 영상 속의 목소리와 표정, 이메일에 담긴 마지막 이야기까지. 과거엔 유품이 물리적인 공간에만 존재했지만 이제는 클라우드 속 데이터가 더 많은 유산이 되었다. 문제는 이 디지털 흔적들이 종교적 죽음관과 충돌하면서 새로운 윤리적·사회적 질문을 던진다는 점이다. 영혼이 떠났는데, 온라인 공간에 남은 그 사람은 누구인가?, 고인이 된 사람의 SNS를 유지하는 것이 그 사람의 믿음에 반하지는 않을까? 이러한 물음은 단순히 정보보호나 계정삭제의 문제를 넘어선다. 인간 정체성과 영혼..